솔로강아지의 저자 이순영은 10살이라고 하네요. 표현의 자유와 방임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는데 저자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사이코패스라던가 자살하기 직전이라는 과격한 글을 쓰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잘못된 것 같네요. 논란이 된 학원가기 싫은 날외에 다른 시들을 몇 개 보았는데 공감이 되기도 하며 표현력에 감탄하게 되네요. 이제는 절판이 되어 구하지 못하게 된 솔로강아지안에 실린 몇 개의 시를 같이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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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범

 

사람들 앞에서 어슬렁거리는 표범

 

맹수지만 사람에게 길들여져

자기가 누군지 잊어버린

 

이제 더 이상 고개를 들 수 없겠네

무엇이 기억나는지

 

눈 밑으로 눈물이 흘러 생긴 삼각형

얼굴은 역삼각형

 

눈물과 얼굴이 만나

삼각형이 되어버린 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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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강아지

 

우리 강아지는 솔로다

 

약혼 신청을 해 온 수캐들은 많은데

엄마가 허락을 안한다

 

솔로의 슬픔을 모르는 여자

인형을 사랑하게 되어버린 우리 강아지

 

할아버지는 침이 묻은 인형을 버리려한다

정든다는 것을 모른다

 

강아지가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려있다

외로움이 납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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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선물

 

찬바람이 불어오네

겨울이야 겨울

겨울잠 자러 가던 토끼가

흰 앙고라 장갑을 주고 가네

 

꽁꽁 얼음이 어네

겨울이야 겨울

겨울 잠 자러 가던 박쥐가

까만 부츠를 주고 가네

 

콜록콜록 기침소리가 들리네

겨울이야 겨울

겨울 잠 자러 가던 무당벌레가

알록달록 목도리를 주고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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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오빠

 

오빠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 내 친구가 오빠의 머리카락을 한참 잡아당겼기 때문에 태권도 사범단이면서도 때리는 대신 말없이 참는 오빠 어떤 아이가 날 놀렸을 때 오빠는 그러지 말라고 말려 주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친구 앞이었기 때문에 남매란 무엇일까 가족이란 무엇일까 피가 섞인다는 것은 무엇일까 아플 때 같이 아프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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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를 잘 쓰는 이유

 

상처딱지가 떨어진 자리 

피가 맺힌다 

 

붉은 색을 보니 먹고 싶다 

살짝 혀를 댄다 

 

상큼한 쇠맛 

이래서 모기가 좋아하나? 

 

나는 모기도 아닌데 

순간 왜 피를 먹었을까 

 

몸속에 숨어 사는 피의 정체를 

알아보려면 

상처딱지를 뜯고 피를 맛보아야 한다 

 

모기처럼 열심히 피를 찾아야 한다 

모든 시에서는 피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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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어둠은 빛난다

 

긴 혓바닥을 내밀고

뿔을 어루만진다

 

왈왈 짖어댈 때마다

현실이 뒤집어진다

 

아름답게

부럽게

 

어둠은 무엇이든 다 만든다

그리고 모른 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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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 만난 남자 이야기

 

눈 내리는 날 만난

귀가 뾰족한 남자

말발굽을 가진 남자

 

턱에 염소수염이 달리고

머리카락이 말갈기인 남자

집엔 책밖에 없는 남자

 

이 남자 눈에 나는

어떻게 보일까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일까

 

눈 내리는 날에는 

 
마지막으로 일본공익광고를 올리며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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